페북·구글·아마존 이어 트위터도 나왔다…빅테크의 내부고발자들
2022-09-19
개인정보·행동데이터 다루는
IT서비스 외부에선 접근 어려워

내부고발자 증거 수집해 폭로땐
여론 영향 등 파장 일파만파

“수익 우선 윤리 망각” 잇단 폭로
페이스북, 규제 강화 이용자 외면

내부고발 뒤엔 캠페인·연구소 행
“정보기술 윤리 감시” 지킴이 활동
IT기업 잇단 ‘내부고발’ 파장

9월13일(현지 시각) 트위터 내부 고발자인 전 보안 책임자 피터 자트코가 미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9월13일(현지 시각) 트위터 내부 고발자인 전 보안 책임자 피터 자트코가 미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글로벌 정보기술기업에서 직원들이 부당한 업무 관행이나 사용자 이익을 침해하는 서비스 비밀을 폭로하는 내부고발자로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핀터레스트, 아마존 등에 이어 최근 트위터 사례가 추가됐다. 정보기술기업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와 행동 데이터를 보유·분석해 활용하지만 비밀스런 알고리즘 특성상 기술을 악용해도 드러나기 어렵다. 규제기관·감시단체·연구자·이용자들은 접근성이 없어 문제 제기에 어려움이 많지만,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직원들이 내부고발에 나서면 파장의 크기가 달라진다. 기업들은 각종 보안조처와 감시 도구, 비밀유지 각서 등을 통해 내부고발을 막고 있지만 침묵을 깨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  트위터, ‘폭로’에 거래계약도 영향


트위터에서 보안책임자로 일하다가 지난 1월 해고된 피터 자트코는 지난 7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고발장을 제출해, 트위터가 연방 당국을 속여왔다고 주장했다. 해커 출신인 자트코는 84쪽 짜리 고발장에서 트위터가 해커와 스팸 계정에 대해 강력한 보안 대책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보안이 허술하고 직원의 절반인 엔지니어들이 모든 이용자들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4000명의 직원이 이용자 개인정보에 접근했지만, 트위터는 그 직원들의 활동을 기록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폭로했다. 트위터 직원들이 접근가능한 이용자 개인정보는 전화번호, 아이피(IP) 주소, 이메일, 기기와 브라우저 정보, 위치정보 등을 포함하고 있어 실제 이용자를 특정할 수 있다. 자트코는 지난 13일 미국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이런 내용을 증언했다. 자트코의 고발은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려다가 가짜계정 과다를 이유로 거래를 중단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트위터 간의 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  페이스북, 내부고발 ‘휘청’ 위기


페이스북의 전직 제품 관리자였던 프랜시스 하우건은 2021년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자료를 공개하며 “페이스북이 반사회적 행위를 수익모델로 삼는 기업”이라고 주장해, 큰 파장을 불러왔다. 페이스북은 자회사 인스타그램이 10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특히 10대 소녀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불만과 비참함을 느끼도록 만든다는 조사결과를 알면서도 이를 조장하는 알고리즘을 방치했다는 사실이 하우건의 폭로로 드러났다. 자살 충동을 느낀 10대 중 영국 사용자의 13%, 미국 사용자의 6%가 자살 충동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했다는 연구결과를 비롯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반사회적 영향이 마크 저커버그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보고됐지만 묵살됐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그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머신러닝을 통해 댓글, 공유, ‘화나요’ 버튼 등 이용자 참여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돼 극단주의와 가짜정보를 더 많이 노출시키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하우건의 폭로 직후 페이스북 주가는 15% 폭락했고 이용자 불신과 비판도 높아졌다.

페이스북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했던 소피 장도 2020년 페이스북이 가짜 계정과 가짜 ‘좋아요’를 방치하며 여론 조작에 눈감아온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이미지 공유 플랫폼인 핀터레스트 직원 이페오마 오조마는 2020년 회사의 인종차별과 성차별 문제를 고발했다. 구글에서 인공지능윤리팀 책임자였던 팀닛 게브루는 구글의 소수자 채용 정책을 비판하고 구글이 활용하는 인공지능 기술에 성적 편향이 있다는 등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는 논문을 발표한 뒤 2020년 12월 부당하게 해고됐다. 게브루는 보복성 해고라고 주장했고 연구자들의 비판이 높아지자 구글은 해고에 대해 사과했다.

■  ‘나쁜 일 동참’ 고백뒤 공익 행보

정보기술 기업을 퇴사한 뒤에 재직시절 수행한 업무의 비윤리성을 알리고 개선운동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윤리적 고민에서 시작한 내부고발자들은 기업의 부당함 폭로에 머무르지 않고 이후 연구소 등을 설립해 정보기술 윤리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페이스북 초기에 입사해 부사장까지 지낸 차마트 팔리하피티야는 2017년 11월 페이스북을 “도파민에 의해 작동하는 단기 피드백 순환고리”라고 규정하고 페이스북은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을 파괴하는 도구라고 고백한 바 있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에 출연한 트리스탄 해리스는 구글에서 사용자경험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구글·페이스북 등 정보기술 서비스가 중독적 이용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비윤리적 디자인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구글을 떠나 디자인 윤리 운동가로 전환했다. 그는 2016년 비영리단체인 ‘인도적 기술 센터(휴메인 테크놀로지 센터)’를 설립해 인간을 위한 기술 디자인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무한 스크롤 기능을 처음 개발한 디자이너인 에이자 래스킨도 해리스와 함께 ‘인도적 기술 센터’ 설립에 참여해 인터넷에 정지신호를 복원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팀닛 게브루는 구글에서 해고된 뒤 비영리단체 ‘균등한 인공지능연구소(DAIR)’을 설립해, 인공지능의 차별성 개선을 연구하고 있다. 이페오마 오조마는 내부고발 뒤 ‘기술노동자 핸드북’ 누리집(techworkerhhandbook.org)을 만들어 내부고발자들을 위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email protected]